wnsgml 2014. 6. 16. 22:50

전모 킴이 내가 쓰는 소설을 보고 싶다고 말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꿈을 꿨다. 몇달만에 꾸는 꿈인 탓인지 그 규모도 제법 웅장한 데다가 SF+재난+공포+스릴러가 뒤섞인 것이었다. 게다가 꿈의 막판에 나는 급박한 상황에 쫓기고 있었지만 그것이 꿈이란 것도 지각하면서 이걸 써낼 수만 있다면 인셉션급 대작이겠구나 라는 생각까지 했다.

꿈 속에서 눈 앞에 벌어지는 현상들을 재구성하여 배경설정까지 찬찬히 하고 있다보니 과연 걸작이 따로 없는지라 이걸 써서 놀란에게 보내야 하는지까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언제나처럼 꿈은 빈 퍼즐 구멍 열개 쯤을 넉넉하게 비워둔 채 끝나버렸다.

그걸 자세하기 기록해 써봤자 지금 쓰는 글장난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리라 하는 마음에 기록은 포기해 버렸지만 잠시나마 그 세계는 내가 쓰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기에 좋은 배경이었다고 생각한다. 잊지 않았으니 쓸 준비가 된다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.